여수에서 1년 정도 파견근무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처음에 여수로 발령이 났다는 소식에 너무 싫다는 생각과 좌절만 들었습니다.
이런 촌구석에서 젊은 청춘을 섞여야 한다는 생각에 파견 거부청구서를 회사에 제출해 보기도 했지만, 그 당시 팀의 막둥이였던 나는 결국 짐을 쌀 수밖에 없었습니다.
처음에 그렇게 치가 떨리도록 싫었는데 1년 뒤에 여수와 나의 관계는 어느 베스트 프렌드 보다도 가까운 사이가 되었습니다.
남해바다의 거대함이 나를 품었고 나는 여수의 매력에 푹 빠져서 다시 짐을 싸서 서울로 돌아올 때는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친하게 지내는 후배 커플이 신혼여행지로 여수를 고려하고 있다며 어떤 곳인지 물어와서, 이번 기회에 여수에 대한 여행 정보를 찬찬히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실제 생활을 하던 곳이기 때문에 관광을 위한 코스는 잘 알지 못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계절의 멋을 따라가는 곳
신혼여행지를 알아보는 사람이라면 가장 먼저 궁금해지는 부분이 아마 방문하기 좋은 시기일 텐데, 여러 자료를 정리해 보니 여수는 계절마다 분위기가 꽤 다르게 느껴지는 도시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계절마다 계절의 멋을 따라 풍경이 바뀌기 때문입니다.
봄에는 벚꽃과 함께 오동도 동백꽃이 겹쳐 피는 시기가 있어 두 가지 꽃을 함께 볼 수 있다는 점이 신혼여행 사진 스폿으로 인기가 많습니다.
다만 봄철 특유의 해무가 자주 낀다는 이야기도 함께 나오는데, 해상 케이블카나 야경을 계획하고 있다면 해무 때문에 시야가 흐려질 수 있다는 점을 참고해야 한다고 합니다.
가을은 날씨가 안정적이고 습도가 낮아 여행 커뮤니티에서는 여수를 방문하기에 가장 무난한 계절로 꾸준히 추천되는 편이었습니다.
여름은 해수욕과 밤바다 낭만포차 거리를 즐기기에는 좋지만, 성수기라 사람이 많이 몰리고 무더위와 장마가 겹칠 수 있어 신혼여행처럼 여유롭게 다니고 싶은 일정에는 다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후기가 눈에 띄었습니다.
겨울은 상대적으로 한산하지만 해상 케이블카나 유람선 운항이 날씨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렌터카의 필요성
이동 방법도 함께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서울에서는 KTX를 이용해 여수엑스포역까지 이동하는 방법이 가장 대중적으로 언급되었고, 역에서 시내 주요 관광지까지는 버스나 택시로 이동이 가능한 거리라고 합니다.
신혼여행처럼 짐이 많고 동선을 자유롭게 짜고 싶은 경우에는 렌터카를 이용하는 경우도 많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오동도와 향일암, 만성리 해변처럼 시내에서 다소 떨어진 곳들을 함께 돌아보려면 렌터카가 있는 쪽이 동선을 짜기 편하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보통 국내여행을 할 경우 렌터카보다는 택시를 많이 이용하게 되는데 여수는 렌터카가 훨씬 편합니다.
예전에 실제 살았을 때는 일상생활에서는 거의 버스를 이용했긴 했지만, 가끔 택시를 이용할 때 택시가 잘 잡히지 않았습니다.
서울에서는 당연하게 쓰이는 택시 어플도 여수에서는 무용지물이었습니다.
파견 근무 초반에는 이사실을 잘 모르고 야근 후 택시 어플만 믿고 기다리고 있었다가 결국 밤 11시가 넘어서 집까지 걸어오는 일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여수 여행을 다닐 때에는 되도록 렌터카를 이용하는 것이 편합니다.
여수를 신혼여행지로 고려하는 커플들이 특히 관심을 갖는 부분은 역시 야경이었습니다.
이순신대교와 돌산대교, 여수 밤바다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자산공원 일대가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장소였고, 낭만포차 거리는 바다를 보며 저녁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곳으로 자주 소개되고 있었습니다.
다만 포차 거리는 저녁 시간대에 사람이 몰리는 편이라 여유롭게 앉고 싶다면 이른 시간에 자리를 잡는 것이 좋다는 팁도 함께 정리해 두었습니다.
여수에만 있는 돌게
숙소를 고를 때는 시내 중심가와 바다가 바로 보이는 오션뷰 리조트 중 어느 쪽을 택할지가 갈리는 지점으로 보였습니다.
오션뷰 리조트는 아무래도 바다 바로 앞에 있기 때문에 가격이 일반 숙소보다 더 비싼 것은 감안해야 합니다.
시내 쪽은 식당과 야경 명소로의 이동이 편리한 대신 밤에도 다소 번잡할 수 있고, 오션뷰 리조트나 펜션은 조용하고 전망이 좋은 대신 시내 관광지까지 이동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 자주 비교되었습니다.
신혼여행이라면 하루는 시내에서, 하루는 오션뷰 숙소에서 묵는 식으로 동선을 나누는 방법도 여러 후기에서 추천하고 있었습니다.
음식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었습니다.
여수는 게장과 갓김치, 서대회무침, 장어탕 같은 해산물 기반 음식이 지역 대표 음식으로 자주 소개되고 있었고, 특히 게장은 여수를 다녀온 사람들의 후기에서 거의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메뉴였습니다.
사실 제가 여수에서 1년 동안 지낼 때 게장은 딱 3번 먹어봤습니다.
맛이 좋긴 하지만 가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일상 음식으로는 접하기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그때에는 직장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주머니 사정조차 여유롭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여행을 위한 여수 방문이라면 어느 정도 먹거리 여행 경비가 있기 때문에 게장을 꼭 드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특히, 여수에만 있는 돌게는 일반 서울에서 파는 게와 틀립니다. 남해 쪽에서만 잡히기 때문에 또 다른 맛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여수 게장 껍질을 그릇 삼아 밥을 야무지게 게장 국물에 비빈 후에 갓김치를 척 얹어서 먹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다만 계절과 어종에 따라 맛과 구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유명한 곳일수록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은 미리 알아두면 좋을 부분으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신혼여행지로서 여수의 장점은 국내 여행이라 이동 부담이 적으면서도 바다와 야경, 섬 여행의 느낌을 동시에 줄 수 있다는 점으로 보였습니다.
여행 기간을 길게 잡을 수 없는 커플이라면 2박 3일 정도로도 시내와 근교를 무리 없이 돌아볼 수 있다는 의견이 많았고, 여유가 있다면 근처 순천이나 벌포 습지까지 묶어서 일정을 짜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정리해 보니 여수는 화려하고 이국적인 신혼여행지를 원하는 커플보다는, 편하게 이동하면서도 바다와 야경이 있는 여행을 하고 싶은 커플에게 어울리는 선택지로 보였습니다.
국내에서 짧게라도 로맨틱한 분위기를 느끼고 싶은 사람, 그리고 이동 부담 없이 여유롭게 신혼여행을 계획하는 사람에게 참고가 될 만한 정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다음에 여수를 방문할 때에는 파견근무 때의 추억을 따라가는 일정보다는 여행을 위한 경로를 따라서 가봐야겠습니다.
남해 바다의 멋진 매력을 마음껏 느낄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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